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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소풍 가는 날

생각이머무는곳

글 소풍 가는 날

은혜의 바람이 머무는 곳

— 토론토 유니온교회의 새로운 모습

교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그 변화는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거나 예배의 형식을 바꾸는 데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말씀을 듣는 성도들의 마음이 달라지고, 찬양하는 목소리에 기쁨이 더해지며,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해질 때 교회는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다.

요즘 토론토 유니온교회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러하다.

예배에 참여하는 성도들의 모습에는 활기가 넘친다. 찬양이 시작되면 두 손을 높이 들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다. 눈을 감고 노랫말을 깊이 되새기는 사람도 있고, 몸을 움직이며 기쁨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 표현하는 모습은 다르지만 찬양에 담긴 감사와 간절함은 다르지 않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생각하게 된다. 신앙의 기쁨이란 반드시 조용한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기쁜 일이 생기면 웃음이 나오고 슬픈 일을 당하면 눈물이 흐르듯, 믿음에서 우러나는 감사도 자연스럽게 몸짓으로 나타날 수 있다. 두 손을 들어 찬양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익숙한 신앙의 표현이자 하나님께 드리는 마음의 고백일 것이다.

그러한 찬양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처음에는 조용히 앉아 있던 사람도 어느새 찬양의 선율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다른 이들의 기쁨과 감사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지나온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어려웠던 날들을 견디게 해 준 믿음과 잊고 지냈던 감사의 순간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교회의 이러한 분위기에는 목사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목회는 말씀을 전하는 일에서 시작되지만, 그 말씀이 성도들의 삶에 닿도록 돌보는 일까지 포함한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흔들리는 마음을 붙들어 주는 것이 목회자의 사명일 것이다.

토론토 유니온교회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들의 수고와 헌신을 생각하면 교회가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말씀을 준비하고, 성도들을 돌보며, 교회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목회자들의 노력이 성도들의 참여와 어우러질 때 교회는 더욱 든든해진다.

특히 이민 생활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자리는 각별하다.

낯선 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견뎌야 하고, 고향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날도 있다. 젊은 날에는 생계를 위해 바쁘게 살아왔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을 나눌 사람이 더욱 소중해진다.

그런 이들에게 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정겨운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다. 한 주 동안 있었던 일을 나누고, 서로의 건강을 염려하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를 얻는다.

유니온교회의 새로운 분위기가 반가운 까닭도 여기에 있다. 찬양의 열정이 성도들 사이의 친밀함으로 이어지고, 예배에서 받은 감동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발전한다면 교회는 더욱 따뜻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주일마다 같은 시간에 교회에 가고, 익숙한 찬송을 부르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예배를 드린다. 그러다 보면 처음 믿음을 가졌을 때의 감격을 잊고 지낼 수도 있다.

그런데 온몸으로 찬양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잊고 있던 신앙의 기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가. 익숙한 찬송가의 가사를 얼마나 깊이 생각하며 부르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열정적인 찬양이 나 자신의 믿음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물론 두 손을 높이 든다고 믿음이 더 깊은 것은 아니다. 조용히 앉아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에도 진실한 믿음이 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동작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이다. 서로 다른 방식의 찬양을 존중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을 때 예배는 한층 풍성해진다.

나는 교회의 새로운 변화가 열정적인 찬양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예배당에서 힘차게 부르던 찬양이 일상에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외로운 이웃에게 먼저 안부를 묻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한다.

찬양이 믿음의 고백이라면 사랑은 그 고백을 실천하는 일일 것이다.

목사님들의 헌신과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서로 힘이 되어 주는 교회, 어르신들의 오랜 신앙과 젊은 세대의 새로운 열정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교회, 처음 찾아온 사람도 낯설지 않게 느낄 수 있는 교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회는 완전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다. 저마다 부족함과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믿음을 배우고 서로를 의지하는 곳이다. 때로는 생각이 달라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토 유니온교회의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는 교회의 참된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한다.

그 아름다움은 큰 찬양 소리에만 있지 않다. 말씀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목사님들의 정성과 마음껏 하나님을 찬양하는 성도들의 기쁨, 그리고 예배가 끝난 뒤에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 따뜻한 마음에 있다.

주일 예배가 끝나면 찬양 소리도 멈추고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예배에서 느꼈던 기쁨과 감사는 마음에 남아 한 주를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교회에 부는 새로운 바람도 그러했으면 한다. 잠시 분위기를 바꾸는 바람이 아니라 성도들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세월이 지나 토론토 유니온교회를 떠올리는 사람들의 마음에 화려한 모습보다 따뜻한 기억이 먼저 남기를 바란다.

목사님들의 진실한 말씀과 성도들의 뜨거운 찬양, 그리고 어려운 순간마다 서로를 붙들어 주었던 사랑의 손길이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찬양은 예배당에서 끝나지만, 그 찬양으로 얻은 은혜는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토론토 유니온교회의 새로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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