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간다는 건
단순히 해가 지고 밤이 오는 일이 아니다.
아침에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이
저녁 그림자 속으로 조용히 접히는 일이고,
붙잡고 싶었던 순간들이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흘러가는 일이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무심했고,
누군가에게는 고마웠으며,
또 스스로에게는 조금 미안한 채로
하루의 끝에 선다.
하루가 간다는 건
시간이 우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또 하나의 시간을 살아냈다는 뜻이다.
기쁜 일만 있었던 날은 아니어도
후회 없는 날만 있었던 것도 아니어도
그래도 오늘이라는 길을
내 발로 걸어왔다는 증거다.
그러니 하루가 간다는 건
쓸쓸한 일이면서도
참 대견한 일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늙고,
조금 더 지치고,
조금 더 많은 생각을 안고 잠들지만
그만큼 우리는
삶의 안쪽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오늘이 지나간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웃음과 한숨과 침묵은
내일의 나를 만드는 조용한 재료가 된다.
하루가 간다는 건
끝나는 일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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