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머무는 자리— 예배당 맨 뒤에서 바라본 기도의 뒷모습

교회 예배 시간, 나는 늘 제일 뒤편에 서 있다.
앞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자리다. 누군가는 강대상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찬양대의 소리를 듣고, 누군가는 두 눈을 감은 채 기도에 잠겨 있지만, 나는 카메라 뒤에서 그 모든 순간을 조용히 바라본다.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고, 눈은 예배당 전체와 작은 모니터 화면 사이를 오간다. 렌즈 안으로 성도들의 뒷모습이 들어온다. 고개 숙인 어깨, 가지런히 모은 두 손, 찬송가 책을 붙든 손가락, 조용히 움직이는 입술, 그리고 예배당 안을 가득 채우는 찬송과 기도의 숨결.

처음에는 그저 예배 영상을 촬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화면이 흔들리지 않게 하고, 소리가 잘 들어가게 하고, 강대상과 성도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담기도록 조심하는 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는 것을. 카메라에 담기는 것은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그 모습 너머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삶의 무게와 마음의 깊이가 있다는 것을.

예배당 맨 뒤에서 바라보는 성도들의 뒷모습은 이상하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표정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된다. 앞모습은 때로 감정을 감추지만, 뒷모습은 감추려 해도 감추어지지 않는 삶의 기운을 드러낸다. 누군가의 어깨는 유난히 무거워 보이고, 누군가의 등은 고요하지만 단단해 보인다. 어떤 이는 간절히 고개를 숙이고, 어떤 이는 찬송가를 부르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붙잡고 있는 듯하다.

나는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에 머문다.
지금 저마다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기도하고 있을까.
한 주 동안 어떤 일을 겪고, 어떤 마음을 품고 이 예배당에 들어왔을까.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앉아 같은 찬송을 부르고 같은 말씀을 듣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담긴 이야기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아픈 몸을 붙들고 회복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녀의 앞날을 생각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풀리지 않는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마음속으로 길을 묻고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말하지 못한 외로움과 상처를 가지고 와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있을 것이다.

성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사람마다 하나의 인생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평소에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지만, 그 짧은 말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삶이 있다. “잘 지내셨어요?”라는 물음에 “네, 잘 지냈습니다”라고 대답하지만, 그 대답 뒤에는 지나온 한 주의 피곤함과 걱정, 작은 기쁨과 크고 작은 시련이 함께 숨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연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

예배는 어쩌면 그런 마음들이 잠시 머무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세상에서는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을 조용히 내려놓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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