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철새는 머무는 법보다 떠나는 법을 먼저 배운 새다.
계절이 바뀌면 바람의 냄새를 읽고, 하늘의 길을 따라 먼 곳으로 날아간다.
사람들은 철새를 보며 말한다.
“저 새들은 왜 한곳에 머물지 못할까.”
하지만 철새에게 떠남은 변덕이 아니다.
살기 위한 선택이고, 내일을 향한 본능이다.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가고, 다시 때가 되면 익숙한 자리로 돌아온다.
우리 인생도 때로는 철새와 닮아 있다.
한곳에 오래 머물고 싶어도, 세월이 밀어내고 형편이 등을 떠민다.
일터를 옮기고, 사람을 떠나보내고, 낯선 길 위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찾아야 한다.
떠나는 것이 꼭 약한 것은 아니다.
견디지 못해서가 아니라, 더 잘 살아내기 위해 날개를 펴는 순간도 있다.
철새는 하늘을 가르며 말없이 날아간다.
어제의 둥지를 미련 없이 뒤로하고, 내일의 햇살을 향해 간다.
그래서 철새는 떠돌이가 아니라 살아남는 지혜를 아는 존재다.
계절을 알고, 바람을 믿고, 다시 돌아올 날을 품고 날아가는 새.
우리도 인생의 어느 계절에는 철새처럼 떠나야 한다.
무거운 마음을 접고, 새로운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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