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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소풍 가는 날

생각이머무는곳

글 소풍 가는 날

이름 모를 봄 꽃에게

이름 모를 봄꽃에게

봄바람이 산들산들
내 마음 끝을 스치던 날,

가로수는 초록 손을 흔들며
오래 기다린 사람처럼
나를 반겨 주었습니다.

길가 환한 자리마다
작고 고운 꽃들이
햇살을 머금고 피어나
나를 바라보라 말하는 듯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나는 오늘에서야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토록 오래
그 자리에서 피어 있었을 텐데,
나는 바쁜 걸음 속에
당신의 계절을 지나쳐 왔습니다.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꽃잎 하나하나에 스민
봄의 숨결을,
말없이 건네는
당신의 다정한 인사를.

그런데도
당신의 이름 하나 몰랐습니다.

이름도 불러 주지 못한 채
아름답다고만 생각한 내가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그래도 오늘부터는
당신을 그냥 지나치지 않겠습니다.

이름을 몰라도 괜찮다면,
나는 당신을
내 마음에 가장 먼저 도착한 봄,
그렇게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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