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시간은 늘 예고 없이 밀려온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주방은 잠시도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간다. 뜨거운 불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쏟아지는 주문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밥 먹을 시간조차 놓쳐버린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시간은 내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것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렇게 길고 바쁜 하루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면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킨다. 거리에는 사람도 드물고, 차가운 공기만 조용히 곁을 스친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혼자 집으로 걸어가는 길. 피곤함이 발끝까지 내려앉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은 조금 따뜻해진다.

‘오늘 참 잘했어요.’
누가 해주는 말도 아닌데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바빴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힘들었지만 끝까지 버텨낸 하루였다. 아무도 몰라줘도 괜찮다. 적어도 나는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알고 있으니까.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캔맥주 하나를 연다. 시원한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비로소 하루가 끝났다는 것이 실감 난다. 그리고 또 한마디를 스스로에게 건넨다.
“오늘도 수고했어. 이건 오늘 하루를 버텨낸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대단한 선물은 아니어도 괜찮다. 누구보다 나를 가장 오래 지켜본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 힘든 하루 끝에 스스로를 다독여주고, 작은 위로 하나 건네줄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내가 좋다.
나는 나를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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