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소풍 가는 날

생각이머무는곳

글 소풍 가는 날

블로그

본인 및 본인 블로그 소개

내 최신 글

Wooden violin with four strings and a bow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

― 인생이라는 요리에 담긴 삶의 향기 인생을 오래 살아왔다고 해서 삶의 이치를 모두 깨닫는 것은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모르는 것이 많아지고, 젊은 날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이 새삼 어렵게 느껴진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도 그렇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도 그렇다. 무엇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좋은 직장을 얻고…

사람의 마음에 봄을 심는 목회자

— 한 목회자의 삶에서 발견한 희망의 빛 사람에게도 계절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마음에 찬바람이 불고, 어떤 사람을 만나면 잊고 지냈던 봄볕이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표정과 몸짓,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따뜻한 기운이 전해질 때가 있다. 나는 한 목회자의 모습에서 그런 봄을 느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매사에…

휴대폰 너머에 남은 부탁

휴대폰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로의 안부를 묻던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조심스럽게 자동차 리스 이야기를 꺼냈다. 신용이 좋지 않아 자신의 이름으로는 리스를 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담담하게 말하려는 듯했지만, 내게 도움을 청하는 대목에서는 말끝이 조금 느려졌다. 나는 휴대폰을 귀에 댄 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말을 잇기 전의…

블로그

Two children covered in mud playing with buckets and shovels in an alley

가을 햇살

아침 창가에 가을 햇살이 내려앉았다. 커튼 사이로 들어온 빛이 식탁 한쪽을 밝히고, 그 위에 놓인 찻잔의 그림자를 길게 늘여 놓는다. 늘 같은 자리에 있던 물건들인데도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찻잔 가장자리의 작은 흠집과 나무 식탁의 오래된 결까지 또렷하다.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빛이 머무는 쪽으로 잔을 옮겨 놓는다. 여름에는 볕을 피해 그늘을 찾았는데, 이제는…

기억 속에 남은 인연

아직도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다가 문득 연락을 해올 것만 같다. 다시 만나는 날에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물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그 물음에 답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쪽이 허전해진다. 함께했던 날들을 되새겨본다. 그때는 그저 평범한 하루였고, 나누었던 말들도 오래 기억할…

아침 커피향

물을 올려놓고 창가에 선다. 밤새 닫혀 있던 유리창 너머로 아침빛이 들어온다. 건너편 집 지붕은 아직 그늘에 잠겨 있고, 길가의 나무 끝에만 햇살이 걸려 있다. 잠이 덜 깬 얼굴로 그 풍경을 바라보다가 물 끓는 소리에 몸을 돌린다. 잔에 커피를 내린다. 뜨거운 물이 가루를 적시자 향이 피어오른다. 주방을 지나 거실까지 번지는 그 냄새를 맡으면, 비로소 오늘이 시작되었다는…

믿음, 인간을 잇는 줄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의 줄을 붙잡고 살아간다. 어떤 이는 그 줄을 희망이라 부르고, 어떤 이는 사랑이라 부른다. 신앙을 가진 이에게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삶이 흔들리는 순간 손을 뻗어 붙잡게 되는 줄이다. 그러나 믿음을 붙잡았다고 해서 고통이 우리를 비켜 가는 것은 아니다. 간절히 기도한 날에도 병은 깊어지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가을 아침, 고향으로 가는 마음

가을 아침의 출근길은 다른 계절보다 걸음이 조금 느려진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하나둘 빛깔을 바꾸기 시작하면, 바쁜 마음도 잠시 멈춘다. 아직 초록을 붙잡고 있는 잎 사이로 노란빛이 번지고, 어느 나무는 벌써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고국의 가을이 떠오른다. 그리고 가을 끝자락에는 늘 추석이 함께 따라온다. 어린 시절의 추석은 기다림이었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집 안의…

하늘이 열린 저녁

지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몇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주인공이 촛불을 끄자 박수가 이어졌다. 우리는 케이크를 나누어 먹으며 근황을 묻고 지난 일을 이야기했다. 대화가 한창일 때 누군가가 말했다. “오늘이 개천절이네. 개천절에 태어났구나.” 모두 웃었다. 곧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지만 나는 그 말을 오래 기억했다.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가을…

마음은 방, 마음의 문은 창

가을볕이 창턱을 넘어온다. 여름 내내 창가에만 머물던 빛이 책상 모서리를 지나 내 발끝까지 닿는다. 해는 짧아졌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깊어졌다. 나는 의자를 조금 물리고, 빛이 놓인 바닥을 한동안 바라본다. 창밖의 은행나무는 윗가지부터 노랗다. 아직 푸른 잎들 사이로 먼저 물든 잎 하나가 떨어진다. 곧장 내려앉지 못하고 몇 번 몸을 뒤집다가 길가에 닿는다. 잎이 떨어진 자리는…

마음은 방, 마음의 문은 창

가을볕이 창턱을 넘어온다. 여름 내내 창가에만 머물던 빛이 책상 모서리를 지나 내 발끝까지 닿는다. 해는 짧아졌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깊어졌다. 나는 의자를 조금 물리고, 빛이 놓인 바닥을 한동안 바라본다. 창밖의 은행나무는 윗가지부터 노랗다. 아직 푸른 잎들 사이로 먼저 물든 잎 하나가 떨어진다. 곧장 내려앉지 못하고 몇 번 몸을 뒤집다가 길가에 닿는다. 잎이 떨어진 자리는…

가을 아침, 고향으로 가는 마음

가을 아침의 출근길은 다른 계절보다 걸음이 조금 느려진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하나둘 빛깔을 바꾸기 시작하면, 바쁜 마음도 잠시 멈춘다. 아직 초록을 붙잡고 있는 잎 사이로 노란빛이 번지고, 어느 나무는 벌써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고국의 가을이 떠오른다. 그리고 가을 끝자락에는 늘 추석이 함께 따라온다. 어린 시절의 추석은 기다림이었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집 안의…